(누리일보)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국내 동물원에서 부화된 큰고니 '여름'이 자연 서식지(부산 을숙도 물새류대체서식지)에서 러시아로 이주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여름’은 에버랜드(경기 용인시 소재)에서 2023년 6월에 태어난 큰고니의 이름이다.
‘여름’의 아빠인 큰고니 ‘날개’와 엄마 ‘낙동’은 원래 야생 철새였으나, 지난 1996년 아빠 날개가 총에 맞은 채 경기도 남양주시 인근에서 부부가 함께 구조돼 이후 에버랜드에서 살고 있다.
이번 이주 결과는 국내 동물원에서 부화한 큰고니가 원래 번식지인 러시아 자연 서식지로 되돌아간 국내 첫 사례다.
특히, 국내 큰고니의 최대 월동지인 낙동강 하구에서의 생태복원 성공과 멸종위기종 보전 분야의 지속적인 노력이 어우러진 성과로 평가받는다.
▲2023년 6월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태어난 큰고니 '여름'은, ▲같은 해(2023년) 10월 센터의 을숙도 물새류대체서식지로 이송돼 야생 적응 훈련을 받아왔다.
이후 야생 큰고니 개체들과 함께 생활하며 먹이활동과 비행 능력, 사회적 행동 등을 자연스럽게 학습해왔다.
▲올해(2025년) 4월 30일에 부산을 출발해 울산 회야댐을 경유, 함경남도 신포시로 이동했고, 이어 함경북도 김책시를 거쳐 ▲5월 28일 이른 새벽, 불과 6시간 만에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지역까지 전체 2천3백 킬로미터(km)의 긴 여정을 완주했다.
이는 2023년 10월 큰고니의 등에 부착한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확인한 결과다.
한편, 센터, 에버랜드, 조류생태환경연구소는 2024년 6월 '멸종위기종 보전 및 생태계 복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동물원 내 부화 및 야생 적응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이번 ‘여름’의 사례는 동물원에서 부화된 조류도 적절한 훈련과 서식지 환경이 제공되면 야생으로 돌아가 이주와 정착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박형준 시장은 “부산의 을숙도 물새류대체서식지에서 자란 개체가 본래 번식지인 러시아까지 이동했다는 것은, 인간과 자연이 함께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사례”라며, “앞으로도 낙동강하구와 같은 철새 서식지의 보전과 함께, 동아시아-호주 철새 이동 경로(EAAFP) 보전 전략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